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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Cold Moon


우연히 읽은 책에서 장정일 시인의 "냉장고"란 시의 한 귀절을 읽은적이 있다.

어느 소년이 편도선에 걸려 누워 있는데 밖에서 냉장고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소년은 몸이아픈 자신을 위해 엄마가 냉장고 가득 채워준 콜라와 햄버거, 과일을
이모가 와서 다먹는구나 라고 생각한다.
소년은 곧바로 아픈몸을 일으켜 벽을 잡고 부엌으로 간다.
하지만 이모는 그와 반대로 자신을 위해 토마토 주스를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이모와 눈이 바주친 소년은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방으로 뛰어간다.

서른이 훌쩍넘은 나이지만, 나도 그 소년 같을때가 있다.
어쩔땐 너무 부끄러워 자괴감 마저 든다.
겉으론 관대하고 후덕하며 배려심 많은 인격이 이미 오래전 부터 형성되어 단단히 굳어진척
보이려 포장했지만 내 속은 저리도 소인배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