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lust

그날 난 참치를 잡았다

AceS 2010. 4. 22. 21:07


부산에서 태어나 배낚시를 좋아하는 팔봉이 형님은 비싼 배 값을 나눠 부담하기 위해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동생들 다섯을 모았다.
"도시락, 낚시도구, 보트 예약까지 이 행님이 다~알아서 할테니께 니들은 120불씩만 가지고 온나"
낚시배는 보통 새벽에 출발하는데 우리는 아침일찍 일어날 자신이 없어 밤새 맥주를 마시며 함께 새벽이 오길 기다렸다. 그리고 새벽5시 예약된 보트를 탔다.
"이제 멀미하니께 아무것도 먹지 말고, 한숨자그라. 배가 멈추면 고기 잡으면 된다"
모두 배 낚시가 처음인지라 팔봉이 형님 말을 따랐다.
그런데 몇시간이 지나도 배는 멈출줄 모르고 나는 기분이 이상해 밖으로 나갔다.
앗 그때 낚시대에 뭔가가 걸린게 아닌가.
'참치다'
물론 크기는 작았지만, 힘은 있었다. "잡혔다" 모두에게 소리쳤지만 잠에 취해 아무도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참치를 끌어 올려 쿨러 안에 넣고는 뱃머리를 보니 저 멀리 우리가 출발했던 선착장이 다시 보이는게 아닌가?
난 사다리를 타고 2층 선장에게로 뛰어 갔다.
그가 말하길 예약된 시간이 다끝났으니 다음 예약자들을 태우기 위해 선착장으로 돌아간다고...
헐~

잠이 덜깨 다리를 휘청거리며 배에서 내리던 팔봉이 형님이 말했다.
"부산서는 배가 서야 낚시를 하는데 여그서는 댕기면서 하는갑네"

우리는 800불에 보트를 빌려 잠만 자고 나왔다.
다행히 잠들기전 거센 파도위에서 일출을 담을 수 있었다.